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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노자라이프

2021.10.03 오늘의 일기

by 피곤한직장인 2021. 10. 3.

요호..벌써 홍콩에 온지도 어언 3개월이 지났다. 첫 한두달은 집 구하기/회사에서 요구하는 자격시험 보기/회사 적응으로 정신없는 시간을 보냈다. 스스로에게 점수를 주자면 대략 10점 만점에 8점은 되지 않을까...?? 걱정 많이 했었는데 생각보다 잘 적응한듯 하다!

 

1. 주거

- 출국 전에 가장 걱정했던 게 주거환경의 급격한 변화였다. 평생 가족들이랑 살다가 갑자기 홀홀단신으로 먼 타지에..(뭐그렇게 멀지는 않지만) 가게 되서 걱정을 많이 했었다. 홍콩의 닭장같은 아파트와 2평짜리 관짝 집을 다룬 다큐들을 유투브에서 보면서 으으...뭔가 4평짜리 원룸에서 겨우겨우 연명하며 바퀴벌레와 싸우는 그런 최악의 생활을 상상해서 그런지 여기도 사람사는 동네구나~ 싶고 이제 뭐 바퀴벌레가 길거리에 죽어있는걸 보면 놀라기는 커녕 박살난 형체에서 쾌감을 느끼는 변태같은 지경에 이르렀고 운이 좋게 구한 집에서는 아직 바퀴벌레가 나오지 않았다! 

- 월세는 여전히 적응이 안되지만 (월 24000HKD로 원화로 환산하면 거의 360만원 인데.. 여기 물가로 생각하면 240만원으로 생각해야 하고 원화로 환산하면 안된다.... 안그러면 멘탈이 박살난다.....) 그래도 이 월세를 감당할 수 있는 연봉일 때 넘어온 것이 오히려 다행인거 같기도 하다. 월세를 내고도 돈이 많이 남는데 생각보다 월세 빼고는 돈을 별로 안써서 돈이 차곡 차곡 모이고 있다. 근데 월세가 좀 크리티컬 하긴 하다 여기서 사회생활 시작하는 초년생들은 정말 월급받고 남는게 없을듯...???

- 홍콩의 주거 기준이 굉장히 열악하다. 진짜 용적률 1000프로가 뭐야 거의 2000프로 되는거같은 주거단지도 많이 보인다. 물론 여기도 고급 아파트촌이 있기는 한데 내가 지내는 미드레벨 쪽은 진짜 거의 뭐 이쑤시개 같은 건물들 즐비하고 동간격이라는 개념이 없는거 같다. 집 구할 때 완전 신축이 있다고 해서 보러갔는데 이건뭐 일어나자마자 맞은편 건물 거주민과 눈인사 가능한 거리였다 오바가 아니라 레알로 가능한 거리였다고...!!!!  

 

2. 언어

- 두번째로 크게 걱정했던게 언어였다. 한국에서만 쭉 자라서 어디까지나 영어는 제2외국어 였기에 과연 내가 해외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사무실에서 또래 애들과 영어로 항상 이야기 하는 환경에서 스트레스 안받고 잘 버틸수 있을까 걱정 했었는데 역시 인간은 적응의 동물인가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이게 생활이 되니 또 그렇게 스트레스도 안받고 자연스럽다. 물론 영어가 모국어 이거나 거의 준 모국어 수준인 얘내들이 들을때는 내가 가끔 broken english도 쓰고 하니까 아 얘는 영어를 잘 못하는구나 느끼겠지만 뭐 이미 뽑았기 때문에 늦은것이다.ㅋ (심지어 전무님께서 ㅋㅋㅋㅋ 영어로 인터뷰 했었으면 안뽑았을거라고 하심 ㅋㅋㅋㅋ) 근데 사실 영어를 할줄 아느냐 의 문제라기 보다는 영어로 조리있게 말하는걸 연습해야 할 듯 하다. 콜에서 어버버ㅓ 하다가 뒤늦게 이불킥 하는 경우가 간혹가다 생겨서.. 꾸준히 연습해서 계속 업그레이드를 해 나가야 할듯함

- 언어가 통한다고 다인게 아닌게 소소한 그들만의 컬쳐까지는 따라가지 못하는 듯 하다.. 예를들면 나는 아직도 기침했을때 익스큐즈미-블레스유 이게 너무너무어색하다 기침하고나면 바로 익스큐즈미를 해야하는데 그것도 자연스럽게 안나오고 남이 기침해도 블레스유가 목구녕으로 안튀어나와서 개미만한소리로 ㅂ..ㅡㄹㅔㅅㅡ(유)... 하고 마는것이다 ㅜㅠ 싸가지없다고 생각할까봐 걱정이다

 

3. 새로운 회사에 적응

- 이미 아주 편하게 지내던 이전 회사에서 또 새로운 회사로 가서 그 회사의 시스템과 문화를 배운다는게 약간은 귀찮게 느껴졌는데 그래도 잘 적응한 듯 하다

- 이전 회사는 작은 회사여서 본사에 요청해야 하는 여러가지 잡다한 업무까지 내가 다 했다면, 여기는 어느정도 반복적이고 add value없는 단순 리포팅 등은 전담 팀에 토스할 수 있어서 어떻게 보면 (비록 업무시간 자체는 엄청 늘어났을지언정) 오히려 본연의 업무에 더 충실할 수 있는 아주 효율적인 시스템이라고 생각된다. 근데 여기에 맛 들리면 정말... 다른데 못갈 거 같다. 

- 아무래도 한국에 없다 보니 고객들과 점심 저녁 등 접점은 훨씬 줄었다. 워낙 사람들 만나는 거에 스트레스 안받는 성격이기는 하지만 언제까지고 갑과 을인 관계에서의 자리가 어떻게 100% 편할 수가 있겠나. 알게 모르게 여기 오고 나서 정신 건강(?) 심신의 건강 (?) 상태는 오히려 좋아진 듯 하다 허허.. 언제까지 이렇게 코로나 핑계로 숨어있을 수는 없겠지만..

- 그러니까 내가 생각하는 이 펀드레이징 업무의 요점이란.. 1) 많은 기관 담당자들을 알고 있어야 하고 2) 그들의 투자 니즈를 파악하고 있어야 하고 3) 적시에 적절한 상품을 들이밀어 4) 실사를 거쳐 약정을 받고 5) 사후관리도 신속하게 해 드려서 고객을 만족시키고 이를 통해 다음 펀드도 투자 받을수 있도록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일인데 이전 회사에서는 고객의 문을 두드리는 일만 계속 했던거 같다. 그러니까 1) 단계에서만 맴맴 돌았던 것인데 여기 오고 나서는 4) 5) 쪽만 거의 한다. 그렇다고 지난 2년이 의미가 없었느냐? 1)을 열심히 했기 때문에 2) 3)이 가능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커리어/경험 측면에서 이번 이직은 정말 잘 한 결정이었다고 생각 된다.  이전 회사에 있었다면 아마 1) 단계에서 더 나아가지 못했을 듯 하다. 

 

4. Next Step

- 전무님이 슬슬 한국으로 출장 보낼 고민을 하시는 듯 하다. 아직까지 내가 단독으로 프로덕 피칭까지 하기는 힘들거 같은데 약간 prove yourself  해보라는 느낌으로 말씀을 하시는 듯 하다.. 그게 안되면 결국 위로 사람을 뽑을 수도 있다고 하셨는데.. 단순히 긴장감을 주기 위해 하시는 말씀은 아닌 듯 하다. 근데 사실 내 위로 오는게 그렇게 나쁜건가..??는 잘 모르겠다. 흠....프로덕 피칭 그리고 execution경험이 많이 없는 건 내 명확한 단점이다. 하지만 오히려 안해봤기 때문에 연습하면 획기적으로 실력이 늘어날 수 도 있는것이다!!!!

- 종합적으로 봤을때 회사에서 더 쓸모있는 나사가 되려면 (승진하기 위해 보강해야 할 부분)

(1) product 이해도 (PPM/DDQ 내용 숙지)

(2) pitching (단독으로 고객 만나서 펀드 설명할 수 있도록)

(3) 영어로 내부 커뮤니케이션 (글로벌 콜 등에서 요점만 명확하게 말하기 + product 팀과 논의할 때는 메일만 보내기 보단 전화로 쪼는게 좋음. 10번의 이메일보다 1번의 콜이 효과적이다)

 

p.s. 커리어 쪽으로는 잘 가고 있는 듯 한데 주식도 못해 부동산도 못해 과연 해외에서 재태크를 어떻게 할 수 있는지 고민이 좀 많음

역시 S&P가 답인가? buy the d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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